지난 3월 전국 전문대학중 단 3개 대학만 선정하는 육군 부사관학교 시범운영대학에 선정된 대전과학기술대는 두 달 뒤인 지난 5월에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육성사업에 선정됐다. 또 다시 두 달 뒤에는 교육부 특성화전문대학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 해에 굵직한 사업 세가지를 모두 따내는 트리플 성과를 거두게 된 배경에는 정영선 총장의 기본에 충실한 교육 철학이 주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 전문대학을 넘어 전문 인력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잡은 대전과학기술대학의 정영선 총장을 만나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 눈으로 보고 소걸음으로 걷는다는 뜻)를 신념으로 기본에 충실한 정 총장만의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교육행정의 달인에서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인으로=정영선 대전과학기술대 총장은 교육부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울산시부교육감,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자치지원국장을 거쳐 일반직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1급까지 오른 교육행정의 달인이다. 정 총장은 이 시기를 본인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한다. “제 인생의 사이클을 볼때 교육부에서 보낸 시간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열심히 일했던 때가 아닌가 해요. 지금 대학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그 바탕이 되어준 셈이지요. 그 땀의 시기를 거쳐 결실을 거둔 시기가 지금의 총장 자리라고 할수 있죠.”
교육부에 있으면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은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운영에 고스란히 쏟아 부었다.
그 중에서 정 총장의 업적을 꼽자면 학령인구의 대학구조조정이라는 대학간 생존 경쟁속에서 간호전문대, 대전전문대학을 거쳐 지난 1998년부터 사용해 오던 혜천대라는 교명을 과감히 대전과학기술대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대학간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우리가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대학 교명을 바꾸게 됐다”는 정 총장은 “74년의 전통에 안주하기보다는 과학기술 분야 특성화를 통해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과 대학간 치열한 경쟁구도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교명 변경을 결정한 후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대전이라는 지역성과 대학의 특성화다.
“우리 대학이 무엇을 추구하는 대학인가를 생각했어요. 대전이라는 지역명과, 대전이 과학기술의 도시인 만큼 우리 대학을 과학기술쪽으로 특성화시키는 쪽으로 가자고 방향을 잡았죠.”
정 총장은 교명 변경을 결정한 후 전국적으로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수백개의 후보작중 세 개의 후보작을 추려 선호도 조사를 한 후 현재의 대전과학기술대학교로 교명을 바꿨다.
대전과학기술대학교란 교명은 대전과학기술대학의 오늘과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이름이다.
현재 대전과학기술대의 공업계 학과는 6개 학과에 600여 명의 학생이 재학중으로, 정부로부터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으로 선정돼 5년간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장학혜택 등 통해 우수인력 양성=대전과학기술대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한데 이어 다양한 장학 혜택을 내세워 우수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정 총장은 “전체 장학금을 N분의 1로 나누는 보수적인 방식에서 탈피하고 신입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첨단공학부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영어나 중국어 같은 외국어에 탁월한 학생이나 내신과 수능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도 다른 성적에 관계없이 한 학기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 국가 공인 자격증을 3개 이상 소유한 학생들에게도 재능장학금을 주고, 신설학과인 물리과에 최초로 합격해 입학하는 학생 전원에게도 입학금과 한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급하는 결정을 했다.
“대전과학기술대학교로의 교명 변경을 계기로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글로벌 시대에 대응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장학혜택과 더불어 대전과학기술대는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웰니스산업 현장맞춤형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특성화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과정은 어느 대학에나 있을테니 우리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정 총장이 소개한 대전과학기술대만의 독창적 프로그램은 '혜천품성프로젝트'와 '학기제 현장실습 운영', '휴베스트(HUBEST) 역량강화' 3가지다.
“우리 대학을 졸업하면 기본적으로 인성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해 '혜천품성' 교과목을 자체적으로 개발했지요. 혜천품성 교과목을 전공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고, 겨울방학중에는 기숙사에서 4박5일간 실질적인 인성교육과 봉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또 학기제 현장 실습 제도를 만들어 졸업하는 해에는 1년 3학기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1, 2학기를 마치고 3학기차에는 자신들이 배운 것을 현장에 나가 적용해 보고, 실제 직업과 이어질 수 있도록 해보는 겁니다. 올해 입학생부터 적용해 내년에 처음으로 시행하게 되는데, 전국에서도 최초일 것입니다.”
이와 함께 휴베스트(HUBEST)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입학부터 졸업까지 인성교육, 봉사활동, 자격증 취득, 외국어 능력 등 학습 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포인트로 적립해 장학금으로 환산 지급하는 제도다.
이같은 정 총장의 노력은 전문대학중 단 3개 대학만 선정하는 육군 부사관학교 시범운영대학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대전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육성사업 선정되고, 교육부 특성화전문대학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교육행정의 베테랑인 정 총장은 뚜렷한 교육철학도 갖고 있다.
“10년을 내다보고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고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하잖아요. 교육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다'는 생각으로 100년을 내다보면서 느긋하게 교육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뭔가 내가 있는 동안에 실적을 쌓고 결실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정책이 만들어지는 점이 안타깝죠.”
“전국민이 다 만족하는 정책은 불가능해요. 교육 정책을 수립하려면 51%의 대상을 보면서 49%를 배려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보면 모두가 불만족스러운 정책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 미래를 바라보는 교육철학은 대전과학기술대학의 '평생사제동행프로그램'에 구현됐다.
“전문대학생들은 2년제라는 짧은 학교 생활때문인지 4년제에 비해 응집력이 약해요. 평생학습지도교수제인 사제동행프로그램은 학생이 입학해서 졸업후 취업, 그리고 결혼한 후까지 교수가 평생동안 멘토가 되어주는 프로그램이랍니다.”
이와 함께 정 총장은 교수들에게는 강의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강조한다. 철저한 강의시간 관리와 교수-학습 지원센터를 활성화시켜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서의 실력 향상에 힘쓰는 것이다.
“대학의 기본 역량이 제고되면 학생들의 역량도 자연스럽게 향상돼서 다른 것은 걱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학교 교수님들은 이같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활성화됐어요. 교육환경도 최상이고, 교수님들의 의욕이나 열정, 능력이 최상위라서 대학간 구조조정이라는 큰 회오리 속에서도 우리 대학은 자신이 있습니다. 호랑이의 눈으로 대학의 모든 상황을 직시하면서 소처럼 묵묵히 대학의 기본에 충실할 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호랑이 눈으로 보고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 '호시우보(虎視牛步)'를 신념으로 삼고 있는 정 총장. 탄탄한 교육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한 굳은 신념을 갖고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는 정 총장에게서는 참교육자로서의 면면이 그대로 드러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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