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총장>
정영선 총장은 요즘 누구보다 바쁘다. 새 교명 때문이다. 이달 초 교명을 혜천대에서 대전과학기술대로 변경한 이후 할 일이 산더미 같아서다. 교내 현판을 바꾸는 일부터 내부 시스템 문제까지 손을 봐야 할 곳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새 교명에 대한 외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일도 정 총장의 역할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다. 사실 교명 변경은 쉽지만은 않았다. '혜천'이 설립자인 고 이병익 박사의 호(號)였던 만큼 아들 이용국 학원장의 용단이 필요했다.
정 총장은 이 학원장을 찾아가 교명 변경 필요성 등을 간청한 끝에 지난 2월 확답을 얻었다. 그 뒤 공모를 통해 접수된 706개의 교명 가운데 대전과기대를 포함한 3개를 최종 후보군으로 정했다. 이렇게 추린 교명을 갖고 대전역 등 외부와 대전시내 일선 고교 60여 곳 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대전과학기술대를 최종적으로 낙점할 수 있었다. 새 교명에는 대학 측의 미래발전 의지가 담겨 있다. 이제 정 총장의 역할은 새 교명을 기반으로 대학발전을 이끄는 것이다. 이미 지난 12일 교명 변경 선포식을 통해 제2의 창학을 선포했다. 정 총장은 “외부 활동을 하다 보면 새 교명에 대해 잘 바꿨다는 반응이 대세다”며 흡족해한 뒤 “양보다는 질적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을 만들 수 있도록 교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는 첨단과학 분야의 강화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정 총장은 강조했다.
정 총장은 “앞으로 첨단공학부를 신설, 새 교명에 부합한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대전권 전문대 가운데 유일하게 링크사업 1, 2단계에 모두 선정됐고 우수평가를 받은 저력을 토대로 과학기술 분야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다른 대학이 시도해 보지 않은 현장실습 학기제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실무능력 배양에 힘을 쓰겠다”며 “학생생활과 관련해서는 혜천 품성 프로젝트를 정규 교과목으로 지정,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전과학기술대' 새 교명에 담긴 의미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대학 발전 장기 비전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은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어떻게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현대사회는 과학기술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국가와 사회발전을 이루는데 과학기술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역적으로 볼 때도 대전은 과학연구단지 등 과학관련 인프라가 풍부하고 과학기술 도시로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새 교명에는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과학도시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대학으로 발전해 나가고자 하는 비전까지도 담겨있다.
-교명 변경과 관련하여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교명 중 압축된 3개의 교명에 대하여 교수와 직원, 재학생, 동문회 등 대학 내의 구성원에게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 구성원이 '대전과학기술대'의 명칭 사용에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대전 소재 60여 개 고교 교사와 학생들은 물론 대전역, 으능정이 거리 등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 내 교무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과 전체 교직원회의, 법인이사회를 거쳐 교육부의 최종인가를 받아 대전과학기술대로 새 교명을 확정했다.
-교명 변경을 계기로 제2의 창학을 선언했는데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대학 전체가 환골탈태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대학입학자원의 급격한 감소로 현재의 입학정원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18학년도부터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졸업자 수보다 많아진다. 나아가 2023학년도에는 약 16만 명의 입학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갈수록 대학의 존립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새 교명은 과학기술분야 특성화를 통해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과 대학 간 치열한 경쟁구도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과학기술 인력양성을 위해 과감하게 학과를 개편하고 NCS기반 교육인프라를 구축,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대학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 교명에 대해 '사이언스는 있는데 테크놀로지는 없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보완책은.
▲현재 대전과기대 공업계 학과는 6개 학과에 6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전체 학생비율로 볼 때 결코 적은 인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공업계 학과는 지난 2012년 대전지역에서 유일하게 정부로부터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으로 선정돼 5년간 국고지원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년간의 평가에서도 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많은 교육적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한다. 과학은 기술의 진보를 촉진하고 또 기술이 제기하는 문제는 과학 발전을 자극하는 상승효과가 있다. 이 두 가지 측면이 과학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생각한다. 과학과 기술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대전과기대도 점진적으로 첨단공학 분야의 학과를 더욱 확충해 나갈 생각이다.
-대전과기대가 추구할 앞으로의 대학 비전은.
▲대학의 비전은 '무한가능성과 역동적 리더십으로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이다. 경천, 위국애인의 건학이념을 구현한 정직, 근면, 성실한 인성과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현장 적응형 전문직업인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이루고자 노력 중이다. 이제 교명 변경을 계기로 제2의 창학을 선포하고 74년 전통에 안주하기보다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 변화를 시도 할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없는 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현재보다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대학,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대학으로 거듭나려는 목표가 새 교명으로 새 출발 하게 된 이유다. 글로벌 시대 속에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볼 수 있듯이 대전과기대는 새로운 교명 확정을 계기로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힘찬 날갯짓으로 웅비할 것이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내용은.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창조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융·복합 실무능력을 가진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대학을 특성화하는 것이다. 대전과기대의 독창적 특성화 사업은 '혜천품성 프로젝트', '학기제 현장실습 운영', 'HUBEST 역량강화' 등이다. '혜천품성 프로젝트'는 전체 학생들이 '혜천품성'이라는 교과목을 교양필수과목으로 이수토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성과 봉사체험교육의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학기제 현장실습 운영'은 산업체 현장실습을 통해 산업현장의 직무와 관련된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하고 전공과 연계된 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에는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현장실습의 매뉴얼을 개발할 계획이다. 'HUBEST 역량강화'사업은 학생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체계적으로 학습역량을 관리,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취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전과기대는 이같은 독창적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현장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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